단상

눈에 띄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

지하철에서 내리는 역을 신경쓰지 않고 공부에 집중하는 한 여성
공원 벤치에서 막걸리를 베게삼아 맨발로 아침까지 주무시는 어떤 남성
매일 지하철에서 보는 그 여자
배일 지하철에서 보는 그 남자
깜빡이 따위는 개나 줘버린 드라이버
늦었다고 뛰어가는 저기 저 사람까지.

언제부터 인간관찰이 취미로 격상했는지는 모르겠다.
영웅의 자질을 보는것을까.
이런생각도 잠시, 그저 쓴 웃음만 나온다. 눈으로 영웅을 판별하기에는
내 눈탱이는 너무 오염되었다.

그저, 사람들의 군상을 보며 나중에라도 영웅적인 행동을 하지 않을까.
라는 헛된 기대를 할 뿐.

오늘도 그저 그렇게 보내는것 뿐이다.

영웅이란, 멋대로 만들어지고, 멋대로 죽어간다.

늦게오는 자

영웅은 항상 늦게온다. 어쩌다보니 늦는경우도 있고, 변신하다 늦는경우도 있으며, 고의적으로 타이밍을 맞추는 경우도 있다.

다가오는 절망을 홀로넘지 못하는 경우에는 이들을 기다릴 수 밖에 없다. 그러다 견디지 못해 주저않는 경우도 있고.

일부의 고의를 제외한 후에, 그것에 대한 변을 약간이나마 해보자면…

영웅에 비해 도움이 필요한 사람이 많다.

포기의 한계점이 낮다

이동시간 문제

가 떠오른다. 어느것도 쉬운문제가 아니다. 자주 인지하지만, 그 만큼 넘기힘든 벽이다

눈에 깃든 빛

지하철로 출퇴근을 하다보면 가끔 눈에 띄는 사람이 보인다.
벽에 기대어 앉아 지나가는 우리들을 바라보고 있다.
그 눈동자를 정면으로 바라 볼 때마다, 약간씩 두려운 마음을 가진다.
마치, 오늘 한 업무의 성과를 파악하듯이.
마치, 오늘 행했던 나태의 시간을 평가하듯이.

흔히들 지하철에서 우리를 바라보는 사람의 분류는 크지 않을 것이다.
가장 먼저 생각나는 것이 일을 구하지 못하는 노숙자이고
인생을 실패했다고 생각하는 포기자이며
돈을 구걸하는 거지이고
상남이 필요했던 앵벌이 였으니까.
물론 내가 아는 선에서만 이 정도이고, 더 많이 있을것이다. 술과 친하게 지내면서 대지와 가깝게 지내려고 하는 사람도 있겠지.

그의 눈빛은 흉포라는 말이 어울린다. 세상에 대한 증오, 우리에 대한 질투, 자신에 대한 분노. 과거따위는 버린듯, 그리고 현재의 상태도 잊은듯 우리를 바라본다.

표정에는 아무런 변동도 없다. 눈에 담긴 의지가, 우리를 시험하고 있다.
너는 오늘 만족하는 삶을 보냈는가.
너는 오늘 후회없는 삶을 보냈는가.
너는 오늘 우리에게 한발짝 더 가까워졌는가.
너는 오늘 우리에게서 한발짝 더 멀어졌는가.

그가 영웅인가요? 라고 묻는다면, 한 가정에서는 영웅이었다고 답할 수 있지 않을까.
그들이 영웅이었나요? 라고 묻는다면, 한 시대를 풍미한 몰락한 영웅들이었다고 할 수 있지 않을까.
지금도 영웅인가요? 라고 묻는다면, 그들에게 답변을 들어보라고 하고싶다. 스스로 영웅인지. 과거의 유산이었는지

반면교사인가요? 라고 물어본다면. 나는 대답을 할 수 없을 것 같다. 보고 배운다고 해도 세상은 배운대로 나아가지 않았다. 그들은 배운대로 열심히 진행했지만, 운이 없었고, 모략에 당한 사람들도 있었다. 그리고 자신에게 진 사람도 있겠지.

그의 눈빛이 내 마음속에서 하나의 상처를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