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전 이야기를 적을까 한다..

나는 강남을 좋아하지 않는다.

높디높은 저 빌딩은 위에서 나를 짖이겨 죽이려는 거인같이 느껴지고
저 위에서 보는 아래세상은 개미같은 우리들을 바라보는거 같아 갈때마다 기분이 더러워진다.
강남역에서 가장 많이 보이는 성형외과는 유교정신이 이상하게 박힌 나와는 상극의 건물이고,
전 회사에서 퇴근시 지켜본 강남은 향락과 아집이 강한 도시였다.

수많은 불야성은 한국의 발전은 자신 덕분이라는 듯이 제각각 등불을 강하게 밝히고 있고
낮은 빌딩에서 사람들을 접대할때마다 눈이 돌아갈 정도로 아름다운 남성, 여성들을 볼때마다
내 지금 모습에 대한 자괴감을 없앨 수 없었다. 지금도 그렇지만.
그저 손끝이나 옷자락이라도 닿으면 두근두근하는 나와는 달리, 그분들을 너무나 당연하다는 듯이 경멸의 눈초리롤 나를 볼때마다, 지저세계에 처박히는 느낌을 느낄수 있었다.
그러면서 저 높은곳에서 아래를 처다보며 헐떡일 남녀를 망상하며 스스로를 의미없이 위로했었다.

몇년 뒤에 가본 강남은, 아직도 정정했다.
식당에는 화이트 부대가 줄지어 등장하고, 새로이 외국인들이 추가되었다. 그들의 눈빛에서 사냥감을 찾는 눈빛도 종종 보였지만, 적어도 한국인과 다른점은 외모밖에 없었다. 된장국과 제육볶음을 혼자 먹으며 스마트폰으로 무언가를 보는 모습은, 엊그제 저녁거리를 사러 들어간 식당에서 본 옆집 아저씨 만큼 익숙한 광경이었다.

여전히 욕망이 넘치는 도시였고, 여전히 돈이 넘치는 도시였다. 다만, 새로이 생기는건 그다지 보이지 않았다.
코로나가 원인이어서 그럴까. 종로나 명동처럼 임대현수막이 조금 보였다. 사람이 넘치는 식당은 많이 줄고 배달 오토바이가 신나게 악셀을 밟고 있었다. 그리고 줄서서 기다리는 스탁벅스는 더 늘어났다.

내가 항상 다니는 강북쪽과는 다르게, 이곳은 정숙한 분위기가 있으면서도 쉽게 다가가지 못하는 분위기가 사라지지 않는다. 단순히 내가 촌놈이라서 그럴지도 모르고, 그저 분위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앞으로도 큰 혁신같은게 없는 한, 강남은 계속 이렇게 존재하겠지. 판교같은 친구들처럼.

그저, 내가 느낀 강남이, 그렇다는 이야기 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