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자신에 대한 평가는 극히 낮다.
그리고 남을 보는 눈은 극히 높다.
매일 아침, 지하철에서 그녀를 본다.
어제는 눈이 이상해서 탈락이었고
오늘은 옆모습이 너무 이뻐서 합격이었다.
상상속에서 손자 이름까지 지으며 그쪽에서 날 볼 수 없는 각도로 그녀를 보았다.
그리고 헤어졌다.
너무도 자연스럽게,
내리는 역이 달랐으니까.
10분 남짓한 짧은 시간 동안
하나의 영혼이 약간이나마 행복했다는 것은 그 사람밖에 모를 것이다.
그리고 다시 정적속에서
나는 다른 그녀를 찾고 있었다.
이런 하루가 반복된다.
출근할때
퇴근할때
어차피 상상이니까 괜찮지 않을까? 이렇게 자위하면서
이렇게 또 한 발, 그녀와 멀어져간다.